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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elast
활짝 피기 전의 도라지 꽃은 꼭 종이로 접은 학알을 닮았다. 잔뜩 꽃잎을 오므리고 터질 준비를 한 모양새에서는 묘한 긴장감마저 느껴진다. 터지기 전의 봉오리는 명사보다는 의성어에 가깝다. 귀 기울이며 보고 있자면 퐁퐁퐁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꽃을 찍다 보면, 시인의 말은 은유가 아닌 직설로 다가온다.불편한 눈으로, 작은 꽃에, 가까스로 초점을 맞춰도 꽃은 기다려주지 않고 흔들린다.꽃 촬영은 명상이고 경건한 리추얼이다.집중하고, 기다리고, 생각하고, 망치고 또 기다린다.수련이 부족해서 좋은 사진은 없지만 행위 자체로 즐거우니 뭐 어떤가.꽃을 좋아하는 내가 유일하게 싫어하는 영산홍.색은 너무 과하고 개체는 너무 많다.결정적인 이유는 ..
간만에 탄천을 걸었더니, 그동안 뒷산에서 만났던 꽃들과는 다른 꽃들을 만났다.탄천 변에는 붉은토끼풀이 진짜 많았다. 살갈퀴도 꽤 많았는데 너무 작고 바람도 불어서 제대로 담지 못했다.보랏빛의 엉겅퀴. 엉겅퀴에도 종류가 많고 앎이 짧아 이 녀석이 무슨 엉겅퀴인지는 모르겠다. 엉겅퀴 중에서 고려엉겅퀴는 곤드레나물로도 알려져있다.지칭개로 바로 잡습니다.
여름으로 넘어가는 계절이다보니 예전처럼 많은 꽃을 만날 순 없었다.주로 무덤가에서만 만나게 되는 조개나물.철쭉이나 산철쭉들은 이미 시들해졌는데 오늘 만난 이 영산홍은 아직 생생하다.애기똥풀과 함께 지천으로 깔린 뽀리뱅이.이른 봄이 피어나 아직도 많은 개체수를 자랑하는 별꽃.
작아서 지나치기 쉬운 꽃들, 그래서 자세히 보면 더 예쁜 꽃들 올들어 처음 만난 민들레 올들어 처음 만난 봄맞이 올들어 처음 만난 현호색 올들어 처음 만난 꽃마리 올들어 동네에서는 처음 만난 별꽃 .ig-b- { display: inline-block; } .ig-b- img { visibility: hidden; } .ig-b-:hover { background-position: 0 -60..
누가 그랬더라. 산 중에 가장 좋은 산은 동네 뒷산이라고. 짜증 나는 일, 밀려 있는 일이 겹친 추석같지 않은 추석을 보내고, 출근 전에 잠깐 동네 뒷산에 들렀다. 9월 1일에 갔었으니 여드레만이다. 계절이 계절인 만큼 새롭게 핀 꽃이 있지는 않았다. 다만, 고마리 천국이라고 할 만큼 고마리의 개체수가 엄청나게 늘었다. 어딜 가나 발에 밟히는, 그렇게 흔한데도 질리지 않고 예뻤던 고마리들.지난 번에 고마리와 사광이아재비(며느리밑씻개)를 혼동했으므로,..